비거주 1주택자 종부세, 결국 9억 아니라 12억으로: 당정 갈등 한 달 만에 정부가 물러난 진짜 이유와 지금 꼭 확인해야 할 것들
"내 집인데 왜 세입자한테 살라고 하나요?" 1주택자들이 또 세금 뉴스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
당정 갈등까지 번진 세제개편안, 결국 정부가 한 발 물러섰습니다
혹시 회사 발령으로 갑자기 지방에 내려가야 했거나, 부모님 간병 때문에, 혹은 아이 학교 문제 때문에 살던 집은 세를 주고 다른 동네에서 전월세로 지내본 적 있으신가요? 한국에서 직장 다니고 가정 꾸리다 보면 한 번쯤은 이런 상황, 겪어보신 분들 많으실 거예요. 내 집 놔두고 남의 집에 세 들어 사는 게 얼마나 번거롭고 서러운 일인지 아는 분들이라면 더더욱 공감하실 텐데요. 문제는 이런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자기 집에 못 들어가고 있는 평범한 '비거주 1주택자'들이, 지난 한 달 내내 부동산 세제 개편의 한복판에 서 있었다는 겁니다. 그리고 오늘, 그 논란에 일단 마침표가 찍혔습니다.
지난달 3일 정부가 세제개편안을 처음 발표했을 때만 해도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습니다. 실거주하지 않는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를 기존 12억 원에서 9억 원으로 낮추고, 반대로 실거주자는 12억 원에서 14억 원으로 올려주겠다는 내용이었거든요. 여당은 곧바로 제동을 걸었습니다. 실수요자 보호와 조세 저항 완화를 위해 이 조항은 손봐야 한다는 거였죠. 정부는 한동안 "정책 일관성"을 앞세워 원안 고수 방침을 밝혔지만, 발표 이후 열흘 동안 쏟아진 해명 자료만 29건에 달할 정도로 여론이 들끓었습니다. 그리고 오늘(9월 1일) 국무회의에서 정부는 결국 비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를 원래대로 12억 원으로 되돌리는 수정안을 최종 확정했습니다.
실거주하지 않으면 정말 불이익이 없어진 걸까: 최종 확정안 완전 정리
■ '1주택 = 무조건 실거주'라는 원칙은 남았지만, 격차는 줄었습니다
이번에 최종 확정된 내용을 하나씩 뜯어보면 이렇습니다. 먼저 가장 논란이 컸던 종부세 기본공제부터 볼게요. 당초 정부안은 실거주자는 14억 원, 비거주자는 9억 원으로 무려 5억 원의 격차를 벌려놓으려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수정안에서 비거주자 기본공제가 12억 원으로 올라가면서, 실거주자(14억 원)와의 격차는 2억 원 수준으로 좁혀졌습니다. 완전히 없앤 건 아니지만, 처음 안보다는 훨씬 완화된 셈이죠.
부부 공동명의로 집을 가진 비거주 1주택자들에게도 좋은 소식입니다. 당초 정부안은 부부 각각 4억 원, 합쳐서 8억 원만 공제해주겠다는 내용이었는데요. 이번 수정으로 각 6억 원, 합계 12억 원으로 상향됐습니다. 그동안 "왜 단독명의보다 부부 공동명의가 더 불리하냐"는 형평성 논란이 있었는데, 이제 단독명의든 부부 공동명의든 똑같이 12억 원을 공제받게 되면서 이 문제도 일단 해소됐습니다.
또 하나 눈여겨볼 부분은 세 부담 상한입니다. 원래 정부는 종부세를 아무리 많이 내도 전년도 세액의 150%를 넘지 않도록 묶어놨던 걸, 200%까지 올릴 계획이었습니다. 이렇게 되면 집값이 크게 뛰는 해에는 세금이 한꺼번에 훅 늘어날 수 있었는데요. 이 계획도 이번에 철회되면서 세 부담 상한은 현행 150%로 그대로 유지됩니다.
■ 그래도 남아있는 실거주자와 비거주자의 세금 차이
다만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게 있습니다. '비거주자 불이익'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라는 점이에요.
우선 종부세 기본공제 자체가 실거주자 14억 원, 비거주자 12억 원으로 여전히 2억 원 차이가 납니다. 여기에 고령자·장기보유 세액공제 적용 방식에서도 거주 여부에 따라 차등이 생길 수 있어서, 같은 공시가격의 집을 갖고 있어도 매년 내는 보유세 자체는 여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양도소득세 쪽은 이번 수정안에서 손대지 않은 영역이라 기존 원칙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집을 팔 때 양도차익을 깎아주는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는 보유 기간 최대 40%, 거주 기간 최대 40%를 합쳐 최대 80%까지 받을 수 있는데요. 실제로 거주하지 않았다면 거주 기간분 40%는 여전히 받을 수 없습니다. 종부세는 형평성 논란 끝에 완화됐지만, 양도세에서는 실거주 여부에 따른 차이가 그대로 남아있다는 뜻이에요.
왜 정부는 한 달 만에 입장을 바꿨을까: 형평성 논란과 정책 신뢰 사이
■ "이사 다닐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까지 벌주는 건 과하다"는 지적이 통했다
정부가 결국 물러선 배경에는 우리나라 특유의 주거 현실이 있었습니다. 전월세를 옮겨 다니는 게 워낙 흔한 데다, 자녀 취학이나 직장 발령, 질병 치료, 해외 체류, 부모님 봉양처럼 불가피한 사정으로 자기 집에 못 들어가는 경우가 워낙 많다는 지적이 계속 나왔거든요. 실거주 여부 하나만으로 세 부담에 큰 차이를 두는 게 우리 현실에 맞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결국 정부안 수정으로 이어진 겁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이번 수정에 힘을 보탰습니다. 지난달 23일 고위당정협의에서 "비거주 1주택자 기본공제 축소와 세 부담 상한 인상은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요구했었는데, 이번 수정안이 그 요구를 상당 부분 반영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다만 발표 직후부터 계속 수정이 이어지면서 "정책 신뢰도가 흔들렸다"는 비판도 함께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세금 제도가 '실거주 우대'라는 명분에만 매몰되면, 이사와 발령이 일상인 사람들의 삶까지 뒤틀릴 수 있다는 걸 이번 논란이 보여줬습니다. 결국 정부도 이 지적을 받아들인 셈이죠.
■ 이제 진짜 관문은 국회, 3일까지 법안 제출됩니다
이번에 확정된 수정안이 끝이 아닙니다. 정부는 이 개정안을 이번 달 3일까지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고, 이후 정기국회에서 정식으로 심사를 받게 됩니다. 즉 지금까지의 수정은 '정부 내부 조율'의 결과일 뿐, 최종 확정은 국회 문턱을 넘어야 이뤄지는 거예요.
국회 심사 과정에서 근무지 이전, 질병 치료, 자녀 취학, 노부모 봉양 같은 정당한 비거주 사유에 대한 예외 조항이 얼마나 더 촘촘하게 다듬어질지, 혹은 여야 간 추가 협상으로 공제 기준이 또 한 번 바뀔지는 아직 지켜봐야 합니다. 정부안이 한 달 새 두 번이나 바뀐 만큼, 국회 논의 과정에서도 추가 변수가 생길 가능성을 열어두는 게 좋겠습니다.
내 자산 지키려면 꼭 알아야 할 세금 상식, 그리고 지금 당장 점검할 것들
■ 뉴스 볼 때 헷갈리지 않으려면 알아둬야 할 용어 4가지
복잡한 세법 뉴스, 앞으로 국회 논의까지 따라가려면 이 정도는 꼭 기억해 두시는 게 좋습니다.
- 종합부동산세: 일정 기준을 넘는 고액의 토지·주택 보유자에게 매기는 국세입니다. 사람별로 합산해서 계산하고, 1세대 1주택자에게는 상대적으로 공제액이 크고 감면 혜택도 많습니다.
- 1세대 1주택 특례: 어쩔 수 없이 일시적으로 2주택이 되거나, 상속받은 주택, 지방 저가 주택을 갖게 된 경우, 신청하면 1세대 1주택자와 같은 세금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구제해주는 제도입니다.
-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부동산을 3년 이상 갖고 있다가 팔 때, 매매 차익의 일정 비율을 빼주는 혜택입니다. 1주택자는 보유 기간(연 4%, 최대 40%)과 거주 기간(연 4%, 최대 40%)을 합쳐 최대 80%까지 공제받을 수 있어요.
- 세 부담 상한: 집값이 갑자기 크게 오르더라도 종부세가 전년도보다 일정 비율 이상 늘어나지 않도록 막아주는 장치입니다. 이번 수정으로 200%가 아닌 현행 150%가 그대로 유지됩니다.
■ 국회 심사를 앞두고 비거주 1주택자가 지금 꼭 확인해야 할 것들
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기 전에, 세금 새는 것도 막고 주거 안정도 지키려면 미리 챙겨둘 게 있습니다.
- 내 실거주 기간부터 정확히 계산해보기: 지금 갖고 있는 집에 실제로 살았던 기간이 얼마나 되는지 주민등록초본으로 확인해보세요. 양도세 비과세나 장특공제를 온전히 받으려면 앞으로 얼마나 더 채워야 하는지도 미리 계산해두는 게 좋습니다.
- '부득이한 사유'에 내가 해당되는지 미리 따져보기: 취학, 직장 발령, 1년 이상 질병 치료, 학교폭력으로 인한 전학처럼 법에서 인정하는 비거주 예외 사유가 있는데요, 본인 상황이 여기 해당하는지, 증빙 서류는 뭐가 필요한지 미리 챙겨두시길 권합니다.
- 전월세 계약 만료 시점과 입주·매도 계획 맞춰보기: 지금 세를 준 계약이 언제 끝나는지, 그때 본인이 들어갈지 아니면 팔지 미리 정리해두세요.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을 쓰면 일정이 꼬일 수 있으니 미리 대화해두는 게 안전합니다.
- 9월 3일 국회 제출 이후 정기국회 심사 상황 계속 지켜보기: 정부안이 한 달 새 두 번 바뀐 만큼, 국회 심사 과정에서 비거주 1주택자 관련 기준이 또 조정될 수 있습니다. 정기국회에서 최종 통과되는 내용을 끝까지 확인해야 합니다.